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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성별 고정관념과 편견에 빠지다

60권 동화 전집 중 여성 주인공은 고작 4명

[한국일보/기자 전혼잎]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1042817510003366?did=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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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콘텐츠는 남성이 압도적으로 많은 세계다. 어린이들을 위한 자기 계발서라는 '통큰 리더십 동화'(한국 톨스토이) 전권 60권 중 여성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편은 단 4권이었다. 남성(27권) 주인공뿐 아니라, 동물·식물(29권) 주인공에도 밀렸다. 비룡소의 철학동화 시리즈(총 50권)의 주인공도 남성은 32권, 여성은 단 8권이었다. 한국일보가 살펴본 전집류(총 10개) 중 주인공의 성비가 엇비슷한 책은 단 한 시리즈(똑똑똑 성교육 동화·키움북스)뿐이었다.

지난해 시민단체 '정치하는엄마들'이 EBS가 제작에 관여한 19개 애니메이션 프로그램을 들여다본 결과 총 720명(중복 등장 포함) 중 남성 캐릭터는 60%(432명)였지만, 여성 캐릭터는 29.7%(214명)에 그쳤다. 나머지 10.3%(74명)는 성별을 확인할 수 없었다.

이야기 속에서 대부분 '조연'인 여성 캐릭터는 갈등을 유발하거나 도움을 청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동물 우화에서조차 이런 공식은 적용됐다. 다쳐서 위험에 빠진 얼룩말은 '여동생'으로 그리고, 용감한 사자나 동생들을 돌보는 여우 같은 능동적인 캐릭터는 남성 명칭인 '형'이라고 호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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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성별 고정관념과 편견에 빠지다

연필까지 남녀 구분…숨막힐 것 같은 '여성=분홍' 용품들

[한국일보/기자 남보라·박주희·전혼잎]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1042901260002886?did=NA

미국 캘리포니아 데이비스대(UC데이비스) 사회학 박사 엘리자베스 스위트의 분석 결과, 1970년대 2%였던 성별 구분 장난감이 1990년대 이후 50% 이상으로 급증했다. 이는 "육아용품과 장난감을 성별이 다른 동생이 물려받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많다.

이런 색깔 구분은 타인에 대한 이해의 폭을 줄일 뿐만 아니라 자신의 가능성도 제한한다. 정경운 가톨릭관동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자신만의 고유한 특성과 개성, 능력을 알아가는 유아가 특정 색깔이나 성 역할에 계속 노출되면 '나는 이걸 좋아하면 안 되나 보다'라고 스스로를 의심하고 제한하게 될 수 있다"며 "아이가 다양한 것들을 탐색하고 선택권을 가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개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업 마케팅이 만들어낸 색깔 구분 세상의 결과는 이렇다. 2007년 캐나다에서는 전학 온 남학생이 분홍색 티셔츠를 입었다는 이유로 친구들로부터 괴롭힘과 폭행을 당했다.

'정치하는 엄마들'은 지난해 "제품 생산, 유통업체의 남아용, 여아용 성별 구분이 대한민국 아이들에게 '성역할 고정관념'을 강요하고, 원하는 색상 및 원하는 일을 선택할 자유를 현저히 침해하고 있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1년 넘게 답변을 미룬 인권위는 4일 의견을 표명할 예정이다. 정부에서 색깔 구분에 대해 입장을 밝히는 것은 처음으로, 인권위는 기존의 고정관념을 바꾸기 위해 의미 있는 내용을 담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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