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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한국전쟁을 끝내자!

[주간경향 | 오늘을 생각한다] 장하나 활동가

나는 전쟁 중에 태어났다. 전쟁 중에 딸을 낳았고, 오늘도 전쟁 속에 살아가고 있다. 1950년 이후 태어난 한국 사람 모두 비슷한 처지다. 2023년 4월 기준 총인구의 88%가 여기 해당한다. 역설적으로 정전협정 이후 70년이 흐르는 동안 자연스럽게 한국전쟁은 모두에게 잊혔다. 북한의 7차 핵실험이 임박했다느니, 김정은씨가 군사정찰위성을 대륙간탄도미사일에 탑재해 발사하겠다느니 뉴스가 나와도 무감각하다. 오래된 전쟁은 말 그대로 우리 삶의 일부가 돼버렸다.

2011년부터 제주 강정마을의 ‘평화 활동가’가 됐다. 그전에는 나도 전쟁에 무관심했다. 하지만 강정에서 전쟁을 구실로 국가가 한 마을을 어떻게 짓밟는지 똑똑히 보았다. 나는 수갑 한번 못 차봤지만, 누구보다 선량한 활동가들이 범죄자가 돼 줄줄이 끌려 들어가는 걸 보면서 속수무책의 슬픔에 가라앉았다. 반면 국가는 온갖 법을 어겨도 처벌받지 않았다. 그것이 국가 폭력의 실체다. 전쟁은 (국가) 폭력을 정당화한다. 국가가 주관하는 ‘6·25 행사’를 보면 안보와 보훈만 떠들고 전쟁의 실체는 은폐한다. 전쟁은 그러나 결코 전혀 멋지지 않다. 전쟁은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잔인하고 비참하고 슬픈 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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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eekly.khan.co.kr/khnm.html?mode=view&code=124&art_id=202305191124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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